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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진축제

인사말

2010년에 시작한 서울사진축제가 올해로 10회를 맞이했습니다. 제1회 서울사진축제는 《서울에게 서울을 되돌려주다》(감독 이영준)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첫 회가 도시 서울과 사진 매체의 관계에 대해 숙고하며 출발했다면, 이번 회는 서울과 사진의 관계에 미술관이 더해지면서 생겨난 ‘삼각 구도’를 다룬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88년 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경희궁 터에 개관한 서울시립미술관은, 1995년 서울정도 600주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전시관을 열었고 한일월드컵이 열린 2002년에 서소문 대법원 자리로 이전하는 등 도시 서울의 대형 문화행사와 역사적 이벤트를 계기로 크게 변모해 왔습니다.

한편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미술관 소장품은, 서울의 성장과 도시문제에 대한 해석은 물론이고 시민의 삶과 그 굴곡까지 능동적으로 반영해온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소장 작품은 다양한 소재와 매체를 다루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사진은 양적으로만 따져도 미술관 소장품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매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사진이 원본성과 복제성, 전문가와 아마추어, 테크놀로지와 미디어, 오브제와 데이터 등의 이분법적 경계를 넘나들며 계속해서 미술 영역을 대체, 보완, 확장해 왔으며, 그 결과 하나의 예술 매체에 그치지 않고 도시문화의 이동과 전환을 알리는 지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그런 맥락에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 가까운 도봉구 창동에 2022년 개관 예정인 서울시립 사진미술관(가칭)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사진을 전면에 내건 국내 최초의 공공 미술기관을 통해, 도시 서울과 사진 매체 그리고 현대미술관의 삼각 구도가 포착하는 예술의 공공적 지평이 한층 가시화되고 보다 확장될 수 있으리라 예견하기 때문입니다. 제10회 서울사진축제를 특별히 북서울미술관 전관에서 집중해서 개최하는 이유도 이 사진미술관의 가까운 미래를 당겨서 미리 살펴보려는 데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2019년 서울사진축제《오픈 유어 스토리지》는 1950년대 한국 사진사의 아카이브 와 작품으로 구성된 ‘역사’, 동시대 사진 행위와 생산물을 리서치하고 전시하는 ‘순환’ 그리고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진 그룹의 생생한 토론현장을 중계하는 ‘담론’을 전시의 부제이자 기획의 틀로 삼고 있습니다.

‘역사’에 해당하는 <명동 싸롱과 1950년대 카메라당>는 이경민 기획자와 유지의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그리고 허남주 코디네이터가 꼼꼼하게 짚어 주셨습니다. ‘담론’을 포획하는 <리서치 쇼>는 홍진훤 기획자와 박기덕 코디네이터가, 사진 생태계의 ‘순환’을 돕는 <러브 유어셀프>는 미술관의 권혜인 큐레이터와 김아영 코디네이터가 공들여 완성했습니다. 이분들에게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시행사로서 힘을 모아주신 에이팩스컴즈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축제가 성공적으로 열리도록 마지막까지 애써주신 미술관 운영과와 학예과 모든 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사진을 즐겨 볼 뿐 아니라 자유롭게 찍어 기꺼이 나누는 모든 과정에서 세계 어느 도시의 시민보다 ‘스마트’한 서울시민을 서울사진축제에 초대합니다. 오셔서 카메라 옵스큐라를 관통하는 한 줄기 빛처럼 각자의 자리를 빛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